1만 4천여권의 책과 함께 누리는 비움과 충전의 공간파주 '모티프원' | WASHWELL PLACE모티프원핑크핀 프로젝트 시즌5. 인천/경기 사진 출처: 인스타그램 @reummmy_ 님 Q: 안녕하세요, 간단한 본인 소개와 모티프원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연기하는 배우이자 모티프원의 호스트인 이나리입니다. 파주 헤이리마을에 위치한 모티프원은 1만 4천여 권의 책이 큰 공용서재와 각 방에 채워져 있는 우리나라 최초의 '북스테이‘ 이자 게스트하우스입니다. 지난 16년 동안 비움과 충전, 창작의 영감을 샘솟게 하는, 국내ᐧ외 여행자들과 창작자들의 아지트 역할을 단 하루의 중단도 없이 이어오고 있습니다. 방문객들께서는 이곳에서 유숙하며 느리고 깊게 자신의 시간을 유영하며 스스로를 마주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신을 새롭게 발견하는 기쁨을 누립니다. Q: ‘모티프원’ 이라는 상호명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요? A: '나를 살아있게 만드는 단 한가지의 이유'를 뜻하죠. 타인의 시선에 의해서가 아니라 스스로의 내면에서 차올라오는 희열과 충만함으로 살아갈 수 있는 삶의 지향을 담았습니다. 책, 자연, 사람과 시간 사이에서 기존의 경계를 깨고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길 바라는 바람도 함께 담겼습니다. 이곳을 방문하시는 분들께서는 그런 욕구 때문에 오시고, 그 목적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활용해 주고 계셔서 저희도 정신적 성장을 계속할 수 있는 보람이 있습니다. Q: 모티프원 인스타그램 소개에 ‘글 쓰는 아버지와 연기하는 딸이 함께 꾸려가는 북스테이’라는 말이 인상 깊었습니다. 딸과 아빠는 크면서 조금은 멀어지기도 하는데요, 함께 동업을 하게 된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A: 저와 아빠도 분명 멀어졌던 시간이 있었죠. 호호. 아빠가 지향하는 분명한 삶이 있었고 저도 제가 나아가야할 길이 있었으니까요. 아빠는 직장에서 조기은퇴를 하시고 전직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살아보기를 꿈꾸셨고 그것이 현재의 모티프원이 되었습니다. 당시 저는 연극을 전공하는 대학생으로 연극뿐 아니라 TV 드라마, 영화 등의 출연으로 바빴죠. 제가 아빠의 이 생활에 조인할 것이라고는 조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아빠가 엄마의 은퇴와 더불어 조금씩 당신만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하셨어요. 그런데 마침 팬데믹으로 제 예정된 공연들이 불가능하게 되어버린 겁니다. 그때 아빠와 저의 필요가 맞아떨어진 거죠. 아빠는 저 로 인해 시간을 벌게 되었고 그 결과 아빠의 신간, <아내의 시간>이 발행될 수 있었고, 저는 모티프원에서 게스트분들과의 교류를 통해 연극무대보다도 더 다양한 리얼한 삶을 접할 수 있었죠. 아빠와 저처럼 관계는 계속 유기적으로 변할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제게 변하지 않는 단 한 가지는 아빠는 제 삶의 스승이라는 사실이죠. 아빠와 간혹 의견이 달라도 제 삶에 큰 변곡점이 생겼을 때에는 항상 아빠에게 묻고 답을 구하곤 합니다. Q: 모티프원을 방문하는 분들이 ‘잊을 수 없는 책과의 하룻밤’, ‘쉼도 멈춤도 자연스러운 곳’등 자연 안에서 쉬다 가기에 너무 좋다는 후기를 남겨 주시더라고요. 혹시, 기억에 남은 게스트분이 있으신 가요? A: 홀로 오시는 게스트 분들이 많습니다. 모두 제각각의 이유로 오시지만 공통되는 것은 그동안 학업이나 일로 소진된 자신에게 휴식과 충전을 선물하는 것과 새로운 변화를 모색할 기회를 갖기 위한 것입니다. 최근에는 책을 쓰기 위해 오시는 분들이 많아요. 이즘은 독립출판이 보편화되면서 자신의 경험이나 생각들을 독립출판물로 출판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거든요. 그래서 이곳에서 쓴 것이라며 다시 오셔서 책을 전해주시는 경우가 있답니다. 참 감동이죠. 얼마 전에는 손녀가 할머님을 모시고 오신 분이 있었어요. 사진으로 할머님의 삶을 표현하시는 분이었어요. 그 분을 보면서 저도 할머님과 더 많은 시간을 보냈어야하는데, 하는 생각을 했었죠. 할머님과의 그 시간들을 사진집으로 내면 할머님에게도, 손녀에게도 얼마나 행복하고 보람 있는 일이 되겠어요. Q: 워시웰 캠페인 이전에 ‘분코’라는 브랜드를 알고 계셨나요? A: 2020년 여름 장애인식개선과 환경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는 연극을 만들었습니다. 작년에는 자연과 함께하는 연극예술활동연구를 위한 리서치 작업을 극단 팀원들과 함께 하였습니다. 또한 반려견을 입양하여 함께 생활하면서 동물권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죠. 자연스럽게 소수자와 자연, 환경, 동물들과 함께하는 지속가능한 방법들을 고민해 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분코에 대해 알게 되었죠. 동물실험에 반대하고 자연과 인간 모두를 위한 비건제품을 생산하는 분코를 사용하는 것이 제가 할 수 있는 행동으로서 최소한의 시작이라고 여겼습니다. Q: 분코의 워시웰 캠페인의 로컬 버전인 ‘핑크핀 프로젝트’는 분코가 제안하고 싶은 ‘건강한 라이프 스타일을 함께 만들어 가자’의 취지입니다. 모티프원과 모티프원을 방문하는 고객분들과 함께 하고 싶은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은 어떤 것일까요? A: 우리가 먹지 않고 입지 않고 살 수는 없죠. 하지만 온라인 쇼핑이 보편화 되고 코로나19 이후에 음식도 배달이 보편화되면서 심각한 문제의식을 갖지 않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수많은 포장용기들을 어찌해야 할 것인지 당혹스럽습니다. 가족과 도자기 그릇으로 집밥을 함께 먹는 것이 얼마나 환경적으로도 행복한 일인지를 생각해보게 됩니다. 또한 패스트패션에 대한 문제를 간과할 수 없죠. 워낙 빨리 변하는 유행에 맞추어 대량생산해 저가로 판매하다보니 소비자들도 옷을 일회용정도로 생각하는 면도 생겨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물며 우리가 하루도 쓰지 않고 지나갈 수 없는 세제나 바디ᐧ헤어 케어 화학제품들이 우리의 피부와 건강뿐만 아니라 환경에 어떤 부담을 주는지 생각해보지 않는다면 제가 죄인이 되는 기분을 떨쳐버릴 수가 없습니다. 이제는 시크(chic)한 것의 기준이 단순히 시각적 스타일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철학에까지 적용되어야한다고 생각되어요. 분코는 그 철학을 간과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손님들과도 간혹 그런 이슈로 대화를 하는 것이 잦아지고 있어요. Q: 분코의 제품을 사용하시면서 받았던 솔직한 후기가 궁금합니다. 혹시 생활 속에 달라진 점이 있으신가요? A: 지속가능한 소비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어떠한 방식으로 소비를 해야할지... 소비는 결국 생명의 희생이거나 유한한 자원의 착취이기 때문입니다. 모티프원의 소비용품을 하나씩 천연 소재로 교체하는 중입니다. 최근 덩굴식물인 천연 수세미로 교체했습니다. 왜 일찍 바꾸지 않았는지 애석했습니다. 이런 작은 시작들을 게스트분들과 주변사람들에게 열심히 전파하려합니다. 이즘은 대부분이 소셜 미디어를 통해 자신을 표현하지요. 자신의 소비습관까지도요. 무엇을 사용하느냐는 그런 점에서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드러내는 코드가 되고 있습니다. 모티프원에 다녀가는 분들은 자신의 미디어에 여행기를 공유하곤 하는데 모티프원에서 경험한 분코제품을 찍어 함께 공유하기도 합니다. 그분은 분명 '쓰는 비건'으로서의 분코의 철학을 공유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Q: 분코와 함께한 3개월의 시간이 좋은 기억과 ‘굿 라이프’의 습관으로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끝으로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A: 분코가 재료로 동물성 성분을 사용하지 않는 것과 더불어 어떠한 동물실험도 허락하지 않는 것에 대한 실천은 먹는 것뿐만 아니라 사용하는 것에 대한 비건의 생각을 확장해주었습니다. 분코가 대부분 식물성 원료를 베이스로 하고 있으며, 전 제품의 모든 성분을 100% 공개하고 암을 유발하는 화학물질과 환경호르몬 유발 패키지를 일체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모티프원의 모토가 '내게로 다가가는 느린 시간'입니다. 그런데 분코가 지향하는 것이 빠르고 강력한 제품보다 ‘조금 느리지만 건강하게’ 더라고요. 오래된 친구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티프원 (https://www.instagram.com/motif.1)주소: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헤이리마을길 38-26